지난 주말, 금요일 밤 10시에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 전까지 꺼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실험을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한 주 내내 SNS를 보면서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꼈고, 정작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시간: 손이 자꾸 허공을 향했다 #
스마트폰 없이 첫 한 시간은 솔직히 불편했습니다. 뭔가를 하다가 틈이 생기면 자동으로 손이 폰을 찾았습니다.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주머니를 두드렸습니다. 이 반응이 얼마나 조건반사적으로 몸에 박혀 있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음악을 들으려고 했다가 스피커 블루투스 앱이 폰에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결국 오래된 CD를 찾아 먼지 쌓인 CD 플레이어를 꺼냈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나중에는 이 행위 자체가 좋았습니다.
시간이 늘어났다 #
토요일 오전에 일어났는데 할 일이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폰을 보며 시간을 때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폈습니다. 반년 전 사두고 20페이지 읽다 멈췄던 책을 오전에만 100페이지 읽었습니다.
오후에는 동네를 걸었습니다. 지도도 없이, 목적지도 없이. 걸으면서 평소에 지나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골목 안에 작은 화분 가게, 낡은 간판의 문구점, 오래된 이발소. 폰을 볼 때는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
지인에게 연락을 못 한다는 것이 가장 어색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것을 보면 공유하고 싶었는데,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유’하기 위해 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일요일 오후에는 슈퍼마켓에 갔습니다. 폰이 없으니 사야 할 것을 종이에 적어갔습니다. 메모지에 손으로 쓴 쇼핑 리스트를 들고 마트에 간 게 몇 년 만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48시간 후 느낀 것 #
월요일 아침 서랍을 열었을 때, 솔직히 폰을 꺼내는 것이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알림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화면을 켜는 순간 그 ‘현재’가 끝날 것 같았습니다.
48시간 동안 배운 것:
- 불안은 습관이다: 폰을 보는 것이 실제로 무언가를 해결해주는 경우보다, 습관적으로 보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 시간은 원래 충분하다: 뭔가 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폰 없이 지내면 시간이 갑자기 늘어납니다.
- 현재가 선명해진다: 어딘가를 걷거나 밥을 먹을 때, 그 순간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게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 연결의 질: 주말 내내 연락을 못 했는데, 실제로 문제가 생긴 건 없었습니다. 모든 연락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박이 얼마나 스스로 만든 것인지 알게 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
매주 48시간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하루만이라도 폰을 서랍에 넣어두는 것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작은 실험이었지만, 꽤 큰 걸 다시 찾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은 도구입니다. 내가 도구를 쓰는 것인지, 도구가 나를 쓰는 것인지를 가끔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