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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라지는 이유: 시간 지각에 관한 이야기

·329 단어수·2 분
작성자
Engineer

모래시계

“올해도 벌써 다 갔네.” 매년 12월이 되면 이 말을 합니다. 10살 때는 한 학기가 영원처럼 느껴졌는데, 30대가 되면 일 년이 깜빡하면 지나갑니다. 이게 느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뇌가 시간을 처리하는 방식이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간 지각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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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비율 이론(ratio theory)‘으로 설명합니다. 10살 아이에게 1년은 전체 인생의 10%입니다. 40살 어른에게 1년은 전체 인생의 2.5%입니다. 같은 1년이지만 상대적인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체감 길이가 다릅니다.

또 다른 설명은 ‘새로운 경험’의 밀도입니다. 어릴 때는 모든 것이 처음 경험입니다. 처음 자전거 타기, 처음 친구 사귀기, 처음 혼자 버스 타기. 새로운 경험은 뇌에 많은 기억을 남기고, 그 기억들이 시간이 길었다는 느낌을 만듭니다.

어른이 되면 반복되는 루틴이 늘어납니다. 같은 출퇴근 길, 비슷한 업무, 익숙한 사람들. 뇌는 익숙한 것에는 많은 자원을 쓰지 않습니다. 기억이 적게 남고, 그래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래된 시계

시간을 늘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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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리를 이해하면 역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늘리면 시간이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경로로 출퇴근하기: 같은 목적지를 다른 방법으로 가면 뇌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합니다.

새로운 취미 시작하기: 처음 배우는 것은 모든 순간이 새로운 자극입니다. 기타 배우기, 수영, 그림 그리기.

여행 자주 하기: 낯선 환경은 뇌를 풀 가동시킵니다. 짧은 여행이라도 시간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현재에 집중하기: 같은 경험이라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면 더 많은 기억이 만들어집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 시간 지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이유입니다.

나쁜 시간도 길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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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힘든 경험은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오래 남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뇌가 위협적인 상황에서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기억들이 촘촘하게 쌓여서 길게 느껴집니다.

역설적이게도, 살고 싶은 시간은 빠르게 가고 피하고 싶은 시간은 느리게 갑니다. 이것이 우리가 즐거운 시간을 더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연 속 시간의 흐름

나이 드는 것과 시간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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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많이 만드는 것.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는 것. 지금 이 순간에 충분히 있는 것. 이것들이 쌓이면 1년이 끝날 때 “올해 별로 한 게 없는데 다 갔네"가 아니라 “올해 꽤 많이 살았구나"라는 느낌이 됩니다.

시간은 똑같이 흘러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남기는 흔적은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